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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질하는 아이, 행동에 담긴 마음과 지도 방법

읽는 시간 약 13분

고자질하는 아이의 말에는 규칙을 확인하려는 마음과 억울함, 관심받고 싶은 마음, 실제 도움 요청이 함께 담길 수 있습니다. 연령별 이유와 안전 신호를 구분하고 부모와 교사가 상황에 맞게 반응하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친구가 장난감을 제자리에 안 뒀어요.”

“동생이 엄마 몰래 과자를 먹었어요.”

아이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반복해서 말하면 어른은 피곤해지기 쉽습니다. 사소한 일까지 모두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여 “그런 건 말하지 마”라고 대답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친구나 형제의 행동을 알리는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닙니다. 누군가를 혼나게 하고 싶어서 말할 때도 있지만, 자신이 이해한 규칙이 맞는지 확인하거나 억울한 마음을 알아달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워 어른에게 도움을 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말의 내용만 듣고 고자질로 단정하기보다, 아이가 왜 그 말을 했는지 먼저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고자질하는 아이의 말을 무조건 막으면 안 되는 이유

어른에게 친구의 행동을 말하는 것은 아이가 사회의 규칙과 옳고 그름을 배워 가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이는 규칙을 알게 되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아이가 아직 규칙의 중요도를 세밀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친구가 정리를 하지 않은 일과 누군가를 밀어 다치게 한 일을 모두 ‘규칙을 어긴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때 어른이 “고자질하지 마”라고만 하면 아이는 사소한 불편뿐 아니라 실제 위험한 상황도 숨겨야 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아이의 말을 들은 뒤 혼자 해결해 볼 일인지, 어른이 바로 개입해야 할 일인지 알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는 왜 친구의 행동을 자꾸 말할까요?

같은 말을 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규칙을 확인하고 싶을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약속이 맞는지 어른의 반응을 통해 확인하려고 합니다.
  • 억울한 마음을 알아주길 바랄 때: 자신은 규칙을 지켰는데 다른 아이는 지키지 않는 상황을 불공평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모를 때: 장난감을 빼앗기거나 놀이를 방해받았지만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몰라 어른을 찾습니다.
  • 관심과 인정을 받고 싶을 때: 다른 사람의 잘못을 말하면 자신은 규칙을 잘 지키는 아이라는 칭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 화난 마음을 되갚고 싶을 때: 친구에게 속상했던 일을 직접 해결하기보다 어른이 친구를 혼내 주기를 바랄 수 있습니다.
  • 누군가를 보호하려고 할 때: 친구가 다칠 것 같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고자질하는 아이를 지도할 때는 “왜 또 말하니?”보다 “이 이야기를 나에게 해 준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연령에 따라 말하는 이유도 달라집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어른에게 전달하는 모습은 언어와 규칙 이해, 또래관계가 발달하면서 달라집니다. 연령만으로 행동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발달 흐름을 알면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0~2세는 갈등을 말로 설명하는 능력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울거나 손으로 가리키고, 어른을 잡아끌어 문제가 생긴 곳으로 데려가기도 합니다. 이 시기의 도움 요청을 고자질이라고 부르기보다 아이가 보내는 불편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합니다.

3세 무렵에는 간단한 규칙을 이해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일은 아직 어렵습니다. “친구가 안 치웠어”라고 말하는 것은 누군가를 혼나게 하려는 의도보다 자신이 배운 약속을 확인하려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4세가 되면 또래와 함께하는 놀이가 늘면서 불공평함과 차례, 소유를 둘러싼 갈등도 많아집니다. 자신의 입장을 유리하게 만들거나 어른의 도움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5세 무렵에는 상대방의 의도와 상황을 조금 더 고려할 수 있지만, 위험한 도움 요청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갈등을 항상 정확하게 구분하지는 못합니다. 반복적인 설명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고자질과 도움 요청은 어떻게 구분할까요?

고자질과 도움 요청을 단순히 “누군가를 혼나게 하려는 말”과 “도와주려는 말”로만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아이 자신도 왜 말하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살펴볼 기준은 안전과 해결 가능성입니다.

  • 누군가 다쳤거나 다칠 가능성이 있으면 어른에게 바로 알려야 합니다.
  • 때리기, 밀기, 물건 던지기처럼 위험한 행동이 계속되면 어른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아이가 “하지 마”라고 말했는데도 상대가 계속 괴롭히면 알려야 합니다.
  •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이나 무서운 비밀을 강요받았다면 반드시 어른에게 말해야 합니다.
  • 아이가 두렵거나 혼자 해결할 수 없다고 느끼면 사소해 보여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안전한 상황에서 생긴 작은 불편이라면 먼저 말로 표현하거나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판단하기 어려워한다면 “잘 모르겠을 때는 어른에게 말해도 괜찮아”라고 알려 주세요. 알리지 않아 위험해지는 것보다 말한 뒤 함께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아이의 말을 들었을 때 먼저 물어볼 세 가지

아이가 달려와 친구의 행동을 말하면 곧바로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다음 질문으로 상황을 확인해 보세요.

  • “누가 다쳤거나 다칠 것 같았어?”
  • “네가 그만하라고 말했는데도 계속했어?”
  •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어?”

세 번째 질문은 특히 중요합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처벌인지, 자신의 속상함을 알아주는 것인지, 실제 갈등 해결인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심문하듯 연달아 하기보다 아이의 말을 충분히 듣고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아이의 설명이 정확하지 않더라도 일부러 거짓말한다고 서둘러 판단하지 않습니다. 감정과 실제 사건을 나누어 살펴보면 상황을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네 블록을 가져가서 속상했구나. 누가 먼저 사용하고 있었는지는 같이 확인해 보자.”

이처럼 감정은 받아주되 사실은 차분하게 확인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고자질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다섯 단계 반응

첫째, 말해 준 것을 인정합니다.

“그 일이 마음에 걸려서 나에게 왔구나.”

처음부터 말을 막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느낍니다.

둘째, 안전을 먼저 확인합니다.

다친 사람이나 위험한 행동이 있다면 대화보다 안전 확보가 우선입니다. 필요한 경우 어른이 즉시 개입합니다.

셋째, 아이가 원한 도움을 알아봅니다.

“친구가 혼났으면 좋겠어, 아니면 장난감을 돌려받고 싶어?”

아이의 목적을 말로 확인하면 감정과 해결 방법을 구분하는 연습이 됩니다.

넷째, 스스로 해볼 수 있는 말을 알려 줍니다.

안전한 상황이라면 어른이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하기보다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짧은 문장을 제시합니다.

다섯째, 시도한 뒤 다시 확인합니다.

“그 말을 해 보고도 계속되면 다시 알려 줘. 그때는 내가 도와줄게.”

이 말은 아이를 혼자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시도해 볼 기회와 다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안전망을 함께 제공하는 방법입니다.

상황에 따라 이렇게 말해 주세요

아이가 “친구가 정리를 안 했어”라고 말한다면 규칙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되 친구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기지 않습니다.

“정리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구나. 친구를 혼내 달라는 뜻이니, 같이 정리하고 싶다는 뜻이니?”

아이가 “친구가 내 장난감을 가져갔어”라고 말한다면 자신의 요구를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속상했구나. 친구에게 ‘내가 사용하고 있어. 다 쓰고 줄게’라고 말해 보자. 그래도 돌려주지 않으면 다시 알려 줘.”

아이가 “동생이 엄마 몰래 과자를 먹었어”라고 말하며 동생이 혼나기를 기대한다면 행동보다 아이의 목적을 확인합니다.

“동생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불공평하게 느껴졌구나. 동생을 혼내 주기를 바라는 거니, 엄마가 약속을 다시 알려 주길 바라는 거니?”

반면 “친구가 계속 밀어서 넘어졌어”라고 말한다면 스스로 해결하도록 돌려보내지 않습니다.

“바로 말해 줘서 고마워. 다친 곳부터 살펴보고 다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내가 도와줄게.”

아이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갈등 해결 문장

아이에게 “네가 알아서 해결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문제 해결 능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실제 상황에서 꺼내 쓸 수 있는 짧은 문장을 평소에 알려 주어야 합니다.

  • “내가 먼저 사용하고 있었어.”
  • “다 쓰면 빌려줄게.”
  • “그렇게 하면 내가 불편해.”
  • “밀지 말아 줘.”
  • “나는 같이 하고 싶어.”
  • “멈춰 줘.”
  • “우리 번갈아 하자.”
  • “계속하면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할 거야.”

말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영유아에게 긴 문장을 외우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 거야”, “싫어”, “멈춰”, “도와주세요”처럼 발달 수준에 맞는 짧은 표현부터 연습하면 됩니다.

반복해서 고자질할 때 살펴볼 점

아이가 하루에도 여러 번 다른 사람의 행동을 말한다면 단순히 버릇으로만 보지 말고 반복되는 조건을 관찰해 보세요.

  • 특정 친구나 형제의 행동만 반복해서 말하는가?
  • 자신의 놀이가 방해받을 때 주로 나타나는가?
  • 어른의 관심이 다른 아이에게 향했을 때 심해지는가?
  • 규칙이 바뀌거나 상황이 모호할 때 불안해하는가?
  • 직접 말해 보는 방법을 몰라 매번 어른을 찾는가?
  • 아이가 알린 뒤 상대방이 혼나는 모습을 확인하려 하는가?

관심을 얻으려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고자질할 때만 길게 반응하기보다 평소 아이가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 충분히 관심을 보여 주세요.

“친구가 떨어뜨린 것을 주워 주었구나.”

“필요한 말을 직접 해서 문제를 해결했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찾을 때보다 도움을 주거나 갈등을 말로 해결했을 때 구체적으로 인정하면 아이가 관심을 얻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모와 교사가 피해야 할 반응

  •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고자질하지 마”라고 막는 것
  • “너는 왜 친구 잘못만 찾아?”라고 성격을 평가하는 것
  • 확인하지 않은 채 상대 아이를 바로 혼내는 것
  • 도움을 요청한 아이에게 무조건 스스로 해결하라고 하는 것
  • 아이가 보는 앞에서 누가 더 잘못했는지 공개적으로 따지는 것
  • 다른 사람의 행동을 알려 준 아이에게 매번 칭찬이나 보상을 주는 것
  • 위험한 상황과 작은 불편을 아이 혼자 완벽하게 판단하도록 요구하는 것

특히 “고자질쟁이”라는 표현은 행동을 아이의 성격으로 굳혀 버릴 수 있습니다. 사람을 평가하기보다 지금 한 말의 목적과 더 나은 해결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을 감시하는 아이가 아니라 해결하는 아이로 돕기

규칙을 잘 기억하는 아이에게 다른 사람을 지적하는 역할이 반복되면 친구의 행동을 감시하는 데 관심이 집중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관찰의 방향을 문제에서 도움으로 바꿔 주세요.

“친구가 정리하지 않았다고 말해 주었구나. 네가 도울 수 있는 일도 있을까?”

“친구가 차례를 어려워하는 것 같네. 함께 사용할 방법을 생각해 볼까?”

모든 상황에서 친구를 도와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찾아 처벌을 기대하기보다 필요한 도움과 해결 방법을 생각하도록 시선을 넓혀 주는 것입니다.

어른에게 꼭 알려야 하는 일도 분명하게 가르쳐 주세요

고자질을 줄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위험한 일을 숨기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반드시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말하도록 알려 주세요.

  • 누군가 다치거나 다칠 것 같은 행동
  • 때리기, 밀기, 물기처럼 신체적인 공격이 반복되는 상황
  • 싫다고 말했는데도 괴롭힘이 계속되는 상황
  • 위험한 물건이나 장소와 관련된 행동
  •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이나 불편한 행동
  • 말하면 혼내겠다고 위협하거나 비밀을 강요하는 상황
  • 아이 혼자 해결하기 어렵거나 무섭게 느껴지는 일

“누군가 다칠 수 있거나 네가 무섭고 불편하다면 언제든지 말해도 돼. 네가 말한 것 때문에 혼내지 않을게.”

이러한 약속이 있어야 아이는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어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고자질하는 아이의 말은 사회정서교육의 기회입니다

고자질하는 아이의 말을 줄이는 것만 목표로 삼으면 아이가 배우고 있는 규칙과 공정성, 감정 표현, 문제 해결 과정을 놓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은 뒤 안전한 상황인지 확인하고, 어떤 마음으로 이야기했는지 살펴보세요. 어른이 도와야 할 일에는 분명하게 개입하고, 아이가 시도해 볼 수 있는 작은 갈등에는 필요한 문장을 알려 주면 됩니다.

아이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모든 잘못을 어른에게 전달하는 대신 불편한 마음을 표현하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며, 또래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 갑니다.

“고자질하지 마”라는 한마디보다 “이건 네가 말해 볼 수 있는 일이야”, “이건 어른이 바로 도와야 하는 일이야”라고 구체적으로 알려 주세요. 그 구분을 배우는 과정이 아이의 사회적 판단과 관계를 다루는 힘을 키워 줍니다.

estherk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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