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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많은 아이, 훈육보다 ‘잠’을 먼저 확인하기

읽는 시간 약 8분

“요즘 우리 아이가 왜 이렇게 짜증이 많아졌을까요?”

평소에는 잘 넘어가던 일에도 울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바닥에 주저앉고, 장난감을 던지거나 친구를 밀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어른들은 먼저 생각합니다.

“버릇을 바로잡아야 하나?”
“안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가르쳐야 하나?”
“요즘 떼쓰기가 너무 심해진 것 아닌가?”

하지만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기 전에 한 가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아이, 요즘 잘 자고 있을까?”

아이의 짜증이 모두 수면 때문에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평소보다 감정 기복이 커지고 사소한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진다면 수면은 반드시 확인해 볼 생활 조건 중 하나입니다.

잘 자지 못한 아이는 왜 쉽게 짜증을 낼까요?

어른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날에는 평소보다 예민해집니다.

별일 아닌데 신경이 쓰이고, 기다리는 것도 힘들고, 집중하기도 어렵습니다.

영유아는 이런 피곤함을 말로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는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나 어제 잠을 잘 못 자서 힘들어요”라고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대신 몸과 행동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 별일 아닌데 갑자기 운다.
● 작은 요구가 거절되어도 크게 화낸다.
● 평소보다 부모나 교사에게 많이 매달린다.
● 장난감을 던지거나 친구를 밀기도 한다.
● 놀이를 오래 이어 가지 못한다.
● 평소 잘하던 기다리기가 어려워진다.

이때 우리는 아이의 행동만 보고 ‘떼쓰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행동 뒤에는 “지금 내 몸이 너무 힘들어요”라는 신호가 숨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짜증이 늘었다면 행동보다 먼저 생활의 변화를 살펴보세요

예를 들어 평소 어린이집에 즐겁게 등원하던 2세 아이가 어느 날부터 등원하면서 울고, 친구가 장난감을 만지기만 해도 화를 낸다고 해보겠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숟가락을 던지고 낮잠을 준비할 때에도 계속 칭얼거립니다.

이런 모습을 며칠 동안 계속 보면 우리는 쉽게 “요즘 고집이 세졌어요”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가족 일정 때문에 잠드는 시간이 늦어졌거나, 밤중에 여러 차례 깨거나, 아침 기상 시간은 그대로인데 취침 시간만 늦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바로 훈육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하루 전체를 다시 살펴보는 것입니다.

수면 → 식사 → 활동 → 감정 → 행동

행동 하나만 떼어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생활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이 보인다면 ‘잠’을 한번 확인해 보세요

취침 시간이 최근 늦어지지는 않았나요?

평소보다 잠드는 시간이 한두 시간씩 늦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세요.

중요한 것은 하루 이틀의 변화보다 최근 생활 리듬이 지속적으로 달라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밤중에 자주 깨지는 않나요?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충분해 보여도 밤중에 여러 번 깨거나 깊이 잠들지 못한다면 아이가 느끼는 피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침에 깨우기가 힘들어졌나요?

아침마다 쉽게 일어나지 못하거나 잠에서 깬 후에도 오랫동안 짜증을 낸다면 최근의 수면 상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낮잠 시간이 달라지지는 않았나요?

낮잠을 거의 자지 못했거나 평소보다 지나치게 늦게 잔 날에는 오후가 되면서 감정조절이 더 어려워지는 아이도 있습니다.

저녁 시간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았나요?

잠들기 직전까지 신나는 놀이가 이어지거나 영상이나 스마트폰을 오래 보게 되면 차분하게 잠으로 전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잠자기 전에는 조명을 조금 낮추고, 책을 함께 보거나 조용한 대화를 나누는 등 일정한 잠자리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짜증이 폭발하는 순간에는 가르치기보다 먼저 진정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피곤하고 감정이 이미 크게 올라온 순간에는 긴 설명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순간에 오히려 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친구 장난감 빼앗으면 안 된다고 했지?”
“울지 말고 말로 이야기해야지.”
“계속 그러면 장난감 치울 거야.”

어른의 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가 지쳐 감정조절 능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그 말을 이해하고 행동을 바꿀 여유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먼저 아이가 진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많이 힘들구나.”
“선생님이 옆에 있을게.”
“조금 쉬었다가 다시 해보자.”

그렇다고 아이의 모든 행동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친구를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안전을 위해 분명하게 막아야 합니다.

다만 순서를 바꿔보는 것입니다.

안전하게 행동을 제한하기 → 감정을 진정하도록 돕기 → 안정된 후 짧게 알려주기

부모와 교사가 함께 확인하면 아이의 신호가 더 잘 보입니다

수면 문제는 어린이집에서만 관찰해서는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가정에서는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낮 동안 어떻게 생활하는지 모두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모와 교사의 관찰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사는 부모에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이가 오전에 조금 피곤해 보이고 작은 상황에서도 속상함이 커지는 모습이 있었어요. 혹시 요즘 잠드는 시간이나 밤중 수면에 변화가 있었을까요?”

이렇게 질문하면 부모도 아이의 행동을 단순히 ‘문제행동’으로 지적받는다고 느끼기보다 함께 원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부모도 교사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요즘 아이가 늦게 자는데 어린이집에서도 많이 힘들어하나요?”

가정에서는 아이의 밤의 모습을 보고, 어린이집에서는 낮의 모습을 봅니다.

두 장면이 연결되면 아이의 행동을 훨씬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말 안 듣는 아이’가 아니라 ‘지친 아이’일 수도 있습니다

영유아의 행동을 이해할 때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왜 저러지?”보다 “무엇이 힘든 걸까?”

짜증이 많다고 해서 언제나 수면 부족 때문인 것은 아닙니다.

배고픔, 낯선 환경, 발달 과정에서 경험하는 좌절, 감각적인 불편함, 관계의 변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잠은 아이 행동의 모든 문제를 설명하는 정답이 아니라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단서 중 하나입니다.

특히 평소와 다르게 갑자기 짜증이 늘었다면 아이를 더 강하게 통제하기 전에 최근 생활에서 달라진 것이 없는지 살펴보세요.

잠드는 시간은 어땠는지,
밤에 자주 깨지는 않았는지,
아침에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낮잠은 충분했는지.

아이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자신의 마음과 몸의 상태를 충분히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영유아에게 행동은 때로 가장 솔직한 마음의 언어가 됩니다.

오늘의 부모·교사 실천 한 가지

오늘 아이가 유난히 짜증을 많이 냈다면 바로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라고 생각하기 전에 질문 하나를 바꿔보세요.

“오늘 이 아이의 몸은 충분히 쉬었을까?”

물론 훈육이 필요한 행동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먼저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상태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자고, 잘 먹고, 충분히 움직이고,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감정을 받아들여지는 경험.

이러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아이는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힘을 키워갑니다.

그래서 짜증이 많아진 아이를 만났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혼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하루를 천천히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온 자람
영유아의 감정과 관계, 놀이 속 사회정서 발달을 부모와 교사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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