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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온 자람 마음온 자람

승부욕이 강한 아이, 게임할 때 일부러 져줘도 될까요?

읽는 시간 약 8분

아이와 보드게임을 하다가 부모가 먼저 도착하자 아이가 울기 시작합니다. “다시 해! 이번에는 내가 이겨야 해.” 달래려고 한 번 져주었더니 다음에도 이길 때까지 하자고 합니다. 승부욕이 강한 아이와 놀 때, 부모가 일부러 져줘도 괜찮을까요?

가끔 져주는 것은 괜찮습니다. 다만 매번 아이가 이기도록 결과를 바꾸기보다, 아이에게도 이길 기회가 있는 놀이를 선택하고 졌을 때의 속상함을 함께 다루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러 져주는 것보다 먼저 확인할 것이 있어요

어른과 아이의 실력 차이가 큰 게임이라면 아이가 계속 지는 것이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규칙을 막 배운 아이와 부모가 모든 실력을 발휘해 겨루면서 “지는 것도 배워야지”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에게 지나치게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호주의 육아정보기관 Raising Children Network는 어린아이가 나이 많은 상대와 놀 때 가끔 이기도록 해주는 것이 흥미와 자신감을 돕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동시에 늘 이기게 해주면 항상 이길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배우기 어려울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몇 번 이기고 몇 번 져야 한다는 비율을 정하기보다 다음을 살펴보세요.

  • 아이가 규칙을 이해하고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게임인가요?
  • 어른의 속도나 기억력이 결과를 크게 좌우하나요?
  • 놀이가 너무 길어 아이가 지치지는 않았나요?
  • 지는 것 자체보다 상대의 놀림이나 불공정한 진행 때문에 화가 난 것은 아닌가요?

예를 들어 기억력 게임이 어렵다면 시작 전에 카드 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실력 차이가 크게 작용한다면 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간단한 게임도 방법입니다. 아이가 운으로 결정된 패배를 더 편하게 받아들이는지 살펴보세요.

“승부욕이 세서 그래”라고만 해석하지 마세요

같은 울음이라도 그 앞의 상황은 다를 수 있습니다. 거의 이길 뻔해서 아쉬웠을 수도 있고, 규칙을 잘못 이해했거나 “나는 못해”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피곤하거나 배고픈 날에는 평소 즐기던 놀이도 버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진정한 뒤에는 “왜 지는 걸 못 참아?”보다 상황을 짚어 물어보세요.

“거의 도착했는데 아빠가 먼저 가서 속상했어?”
“어떤 규칙인지 헷갈렸던 부분이 있었어?”

대답을 유도하듯 연달아 묻지는 마세요. 아이의 말과 놀이 장면을 함께 살피고, 한 번의 반응만으로 자존감이나 성격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연령에 맞게 승부의 무게를 조절하세요

만 1~2세: 승패보다 함께 주고받는 놀이를 해보세요

이 시기에는 차례를 기다리고 충동을 조절하는 데 어른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일부러 지게 하며 참는 연습을 시키기보다 공을 번갈아 굴리거나 블록을 하나씩 올리며 함께 노는 경험을 제안합니다.

“엄마가 굴렸네. 이제 네가 굴려줄래?”처럼 짧게 말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먼저 하고 싶어 우는 행동을 곧바로 승부욕으로 해석할 필요도 없습니다.

만 3~5세: 간단한 규칙과 짧은 게임부터 시작하세요

간단한 보드게임은 차례와 규칙을 경험할 기회가 됩니다. 다만 같은 나이라도 언어 이해, 놀이 경험, 감정조절 정도가 다르므로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고르세요.

시작 전에는 “이번에는 누가 먼저 도착할지 모르는 놀이야. 속상하면 잠깐 쉬자고 말해도 돼”라고 안내할 수 있습니다. 승패가 너무 부담스럽다면 함께 퍼즐을 완성하거나 공동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놀이를 섞어보세요.

게임에서 지고 울 때는 결과보다 마음을 먼저 살펴보세요

아래는 가정과 보육 현장에서 활용하도록 구성한 교육적 대화 예시입니다.

아이가 졌다고 울면 “게임인데 뭘 울어”라고 하기보다 짧게 말해보세요.

“이기고 싶었는데 져서 속상하구나. 잠깐 쉬어도 돼.”

울음을 빨리 멈추게 하려고 “사실은 네가 이긴 거야”라고 결과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곁에서 기다리거나 아이가 원하는 편안한 거리에서 진정을 도와주세요. 바로 웃거나 상대에게 축하 인사를 하도록 재촉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가 “한 번 더!”라고 외친다면 다시 놀 준비가 되었는지 살펴보세요.

“다시 해도 누가 이길지는 몰라. 지금 한 번 더 하고 싶어, 조금 쉬고 싶어?”

다시 놀아도 이길 수 있다고 약속하지 마세요. 아이가 이길 때까지 계속하기보다, 서로 즐길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게임판을 엎거나 말을 던진다면 한계를 알려주세요

속상한 마음을 받아주는 것과 위험한 행동을 허용하는 것은 별개입니다.

“화가 났구나. 게임 말을 던지면 다칠 수 있어. 말은 여기 내려놓자. 지금은 잠깐 멈출게.”

필요하면 놀이 도구를 안전하게 옮기고 진정을 도와주세요. 진정한 뒤에는 “다음에는 ‘쉬고 싶어’라고 말해도 돼”라고 대신 할 행동을 알려줍니다. 끝까지 게임을 하게 하거나 반복해서 지게 하며 가르칠 필요는 없습니다.

규칙을 바꾸려 할 때는 바꾸는 시점을 알려주세요

아이가 “나는 두 번 던질래”라고 한다면 무조건 떼쓴다고 판단하기 전에 규칙을 이해했는지 확인하세요. 이해하고도 자신에게만 유리하게 바꾸려 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한 번씩 던지기로 했어. 이번에는 같은 규칙으로 해보자. 다른 방법은 다음 판을 시작하기 전에 같이 정할 수 있어.”

규칙이 실제로 너무 어렵거나 불공정했다면 모두가 동의해 게임을 멈추고 조정해도 됩니다. 규칙을 배우는 과정에서는 ‘절대로 바꾸지 않기’보다 모두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함께 정하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친구와 노는 상황에서는 한 아이를 달래기 위해 다른 아이에게 일부러 져주라고 요구하지 마세요. 교사가 놀이 난이도를 낮추거나 함께 목표를 이루는 방식으로 바꾸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졌을 때의 반응도 보여주세요

부모가 졌을 때 “이런 건 시시해”라며 그만두거나 이긴 사람을 놀린다면, 아이에게 말로 설명한 규칙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아쉬움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면서 다음 행동을 보여주세요.

“아빠도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네. 그래도 너랑 어느 길로 갈지 생각하는 게 재미있었어.”

아이가 이겼을 때도 기쁨을 인정하되 상대를 깎아내리는 말에는 한계를 알려주세요.

“이겨서 신나구나. ‘너는 못하지?’ 하고 놀리는 말은 하지 말자.”

미국의 영유아 발달 지원 비영리단체 Pathways는 결과와 관계없이 노력과 협력 등 구체적인 놀이 행동을 짚어주도록 제안합니다. “역시 네가 최고야”보다 “아까 헷갈리는 규칙을 물어보고 다시 해봤네”처럼 실제로 본 행동을 말해보세요.

오늘은 ‘안 울기’보다 작은 변화를 살펴보세요

놀이 뒤에는 이겼는지, 울지 않았는지만 확인하지 않아도 됩니다. 속상한 마음을 말로 표현했는지, 도구를 던지는 대신 내려놓았는지, 잠깐 쉰 뒤 다시 함께 놀았는지 살펴보세요.

오늘의 실천으로는 아이가 이해하는 짧은 게임 하나를 고르고, 시작 전에 규칙과 쉬는 방법을 함께 정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승부욕을 없애려 하기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을 지닌 채 다른 사람과 즐겁게 노는 방법을 도와주세요.

마음온 자람
영유아의 감정과 관계, 놀이 속 사회정서 발달을 부모와 교사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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